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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 키우기가 참 힘들죠.”
야구계의 공통 의견이다. 중·고등학교 무대를 호령했던 포수도 프로무대에선 적응하기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지방 A구단의 스카우트팀장은 “배터리코치를 따로 둔 학교가 많지 않다는 점은 포수 유망주들의 기본기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그러나 선수의 철학이 확실하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힘들다는 이유로 포수 포지션을 기피하는 현상도 있지만, 반대로 그에 매력을 느낀다면 성공 가능성은 그만큼 올라간다. 양산 원동중학교 2학년 포수 허준석(14)도 포수의 매력을 아는 야구 꿈나무다.
허준석은 초등학교 5학년 2학기 때 처음 포수 마스크를 썼다. “포수가 멋있어 보였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자연스럽게 포수의 매력을 물었다. “다른 야수들은 모두 홈을 보고 있고, 나 혼자 8명의 나머지 야수들을 마주보고 있다. 지휘자가 된 느낌이다.” 철학이 확실했다. 대화를 나눌수록 안방마님을 꿈꾸는 소년의 ‘포수론’이 궁금해졌다.
롤 모델은 현역 최고의 포수이자 올해 프리에이전트(FA) 최대어인 양의지(31·전 두산 베어스)다. 양의지처럼 ‘좋은 포수’가 되고 싶다는 의지가 강하다. 허준석은 “나는 투수의 장점을 이끌어내는 유형의 포수”라며 “내가 생각하는 좋은 포수의 덕목은 실전무대에서 주눅 들지 않고 마음껏 기량을 뽐낼 수 있는 멘탈”이라고 강조했다.
허준석은 2일 끝난 ‘2018 기장국제야구대축제’의 메인프로그램인 국제야구대회 중등부에서도 팀의 준우승을 이끌었다. 특히 내동중(김해)과 준결승전에선 역전 결승타를 터트리며 존재감을 뽐냈다. 이상훈 원동중 감독도 허준석을 팀의 핵심선수로 꼽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 선수”라는 평가가 모든 것을 설명한다. 허준석은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잘 가르쳐주신 덕분에 선수들이 잘 따라가는 것이다. 앞으로도 열심히 해서 큰 무대에 나가고 싶다”고 다짐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