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기장군이 주최하고 ㈜오투에스앤엠과 부산광역시야구소프트볼협회, 스포츠동아가 주관하는 ‘2018 기장국제야구대축제(11월 19일~12월 2일)’의 메인프로그램인 국제야구대회 중등부에서 가장 눈에 띄는 팀은 양산 원동중학교다. 이미 중등부 8강 진출을 확정한 원동중은 전교생이 50명에 불과하다. 양산 시내에서 산을 두 개 넘어야 갈 수 있는, 산골짜기에 위치한 작은 학교로 한때 야구부 운영은 물론 폐교 위기까지 맞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철저한 선수 관리를 통해 강호들을 위협하는 다크호스로 거듭났다. 이번 대회에서도 탄탄한 기본기를 앞세운 짜임새 있는 플레이로 호평을 받고 있다. 야구부 소속 학생은 총 35명. 전교생 50명 중 남학생이 42명인데, 이 가운데 83.3%가 스파이크를 신은 것이다. 원동중 이상훈 감독은 27일 “정말 야구를 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온다. 초등학교 야구부 출신이 아닌 리틀야구 선수들이 모여 늦게까지 훈련을 한다”고 설명했다.
● 원동중 출신 프로선수도 있다
2017년에는 개교 이후 처음으로 프로 선수도 배출했다. KBO리그 최단신 선수로 등록된 김성윤(삼성 라이온즈·163㎝)이 주인공이다. 꿈을 키워가는 선수들에게 이만한 롤 모델을 찾기도 쉽지 않다. 김성윤은 부산진리틀야구단 출신으로 원동중~포철공고를 거쳤다. 포철공고는 권혁(한화 이글스), 강민호(삼성), 김대륙(롯데 자이언츠), 최준석(전 NC 다이노스), 박종윤(전 롯데) 등이 졸업한 학교다. 이 감독은 “선수들이 잘 성장해서 대부분 원하는 고등학교에 진학한다. 정말 열심히 야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어떻게 기적을 일으켰나
철저한 관리를 통해 선수가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될 때까지 훈련한다’는 게 이 감독의 철학이다. 이 감독은 경남고를 졸업하고 신인드래프트 2차 4라운드에서 LG 트윈스에 지명된 바 있는데, 당시 엄청난 훈련을 통해 한계를 극복한 경험을 선수들에게 아낌없이 전수하고 있다. 선수들의 시력 저하를 우려해 스마트폰 사용도 제한하고 있다. 이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스마트폰을 못 가지고 다닌다. 폴더 휴대전화를 들고 다닌다”며 “내가 운동할 때 연습을 많이 하니 안 되던 게 결국 되더라. 우리가 오직 훈련량으로 승부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 야구를 알고 한다
원동중 선수들의 움직임을 보면, 시야가 넓다는 느낌을 받는다. 각자 포지션에 대해 확실히 이해하고 움직이니 그만큼 실수가 줄어든다. 팀의 주전 포수이자 4번타자인 허준석(14)은 “나는 투수의 장점을 이끌어내는 유형”이라며 “주눅 들지 않고 자기 기량을 마음껏 뽐내는 포수가 좋은 포수”라고 밝혔다. 마치 베테랑의 느낌이 들 정도로 소신이 뚜렷했다. 이 감독은 “허준석은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 선수”라고 힘을 실어줬다.
기장|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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